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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주민들

사이키델릭 해파리 (Psychedelic Jelly)

잠입 액션 게임을 해봤다면 경보를 울려서 적을 잔뜩 부르는 기계 몬스터를 본 적이 있을 거예요.
오늘 소개할 사이키델릭 해파리가 이런 경보기 몬스터 같은 갓을 갖고 있답니다.
경고의 역할을 하는 빛을 뿜어내는 주민이기도 하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요.
사이키델릭 해파리는 무척 깊은 곳에 사는 아주 작은 해파리로 2018년에 최초 발견된 심해의 새 얼굴이에요.

 

사이키델릭 해파리

❈ 서식지 심해
수심 1000-4000m
❈ 신체 특징 약 3cm 
새콤달콤 한 개 보다 조금 더 커요
❈ 주식 밝혀지지 않음
❈ 기타 다중 열의 촉수
(예쁜 성게같기도...)

 

작은 우주

평소에는 수염 같은 촉수를 360도로 쭉 펴고 있어요.
촉수는 앞으로 쭉 밀고 나가며 헤엄치기 위한 훌륭한 추진력 기관이기도 하답니다.

 

다리 결릴 일은 없어 보인다

✤ 머리를 산발로 풀어헤친 사이키델릭 해파리 보기
투명한 붉은빛을 띤 몸체가 신비해요.

 

사이키델릭 해파리는 루비 같은 맑은 빨강부터 따뜻한 오렌지, 신비한 자주색에 이르기까지 이름에 걸맞는 다채로운 색상을 지녔어요.
학명인 Crossota millsae는 사이키델릭 해파리를 발견하는데 크게 공헌한 클라우디아 밀스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어요.

 

모성애가 강해

사이키델릭 해파리는 다른 해파리와 달리 암컷과 수컷의 차이가 뚜렷해요.
암컷에게선 둥글고 큰 알, 수컷에게선 소세지 모양의 생식기관이 관찰된답니다.

아기들은 폴립기(부착유생기)를 거치는 다른 해파리와 달리 꽤 오랜 시간 엄마의 갓 안에서 살아요.
엄마 품 안에서 영양소를 공급받으며 몸도 키우고 촉수도 뻗어낸 후에 때가 되면 바다로 헤엄쳐 나가지요.
아기 사이키델릭 해파리는 어릴 때는 라벤더색이었다가 자랄수록 라벤더색은 연해지고 붉은빛이 도는 감귤 색소가 진해져요.
*폴립기: 해파리 유생은 어릴 때 다른 주민의 몸에 붙어 자라는 부착유생기를 거친다.

 

 

 

 

 

 

 

 

사이키델릭 해파리는 심해라는 우주 속의 아주 작은 행성 같아요.
고작 3cm밖에 안 되는 몸으로 탄생과 죽음의 순환을 모두 겪어내는 이들에게서 오늘 하루의 두 가지 얼굴을 보기도 해요.
우리의 매일은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한 발이기도 하지만 생명을 유지한 기적의 순간이기도 하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