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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주민들

무지개 해파리 (Midwater Jelly)

해파리는 익숙한 바다 주민으로 식탁에 오른 모습을 본 사람도 많을 거예요.
약 6억 년 전부터 바다에 있었던 최고참 주민인 만큼 그 수와 종류를 무수히 늘려 왔어요.
해파리는 눈 코 입은 물론 심장도 없어요. 본능적 욕구를 느끼는 신경계만 갖춘 단순한 원시 생물이지요.
최초의 것은 그만큼 단순하고 가진 것이 적답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이룬 것이 적은 것처럼요.

 

 

무지개 해파리

❈ 서식지 심해 (태평양 / 대서양 / 인도양)
수심 700-1000m
❈ 신체 특징  
❈ 주식 초소형 갑각류와 물고기
❈ 기타 목숨을 대신하는 촉수가 32개

 

바다의 구미호

반듯함에 평생을 바친 건축가가 정성껏 다듬은 돔에 신이 빛을 비춰 마무리한 것 같은 무지개 해파리.
단아하게 반짝이는 갓에는 32개의 촉수가 하늘하늘 달려 있어요.

 

말랑말랑 반짝반짝


무지개 해파리는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마다 촉수를 하나씩 떼놓고 도망쳐요.
촉수가 32개의 목숨이자 지옥으로 가는 카운트다운인 셈이지요.
촉수 안에는 바닷물에 반응해 빛나는 액체가 가득 차 있는데 무지개 해파리는 절단된 촉수가 뿜어낸 액체를 뒤집어쓴 천적의 눈이 멀어있는 동안 열심히 도망을 친답니다.

 

 

 

 

 

 

수영하는 모습을 보면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는 해파리는 사실 물살에 몸을 맡긴 채 떠다니는 경우가 많아요.
평온함이란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거나 볼 때 주어지는 보상이라는 의미 아닐까요.
꾸며내고, 꾸며낸 것을 지키는 건 이상적인 자신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지만 우리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어요.
못 한다고, 모른다고 말해 보세요. 자연스러운 자신의 상태나 현재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큰 자유로움이 찾아온답니다.
조금은 축소된 자신이 마음에 쏙 들진 않겠지만 홀가분하게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면 꾸밀 필요 없는 나를 만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