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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주민들

초심해꼼치 (Hadal Snailfish)

세상에서 가장 깊은 바다에서 발견된 심해 꼼치는 무척 귀엽게 생겼어요. 무시무시한 수압과 어둠 속에서 살아가기엔 너무 연약해보이기까지 하죠.

하지만 현실은 다르답니다. 극한의 환경을 이겨내고 지역구 최강자 지위를 거머쥔 심해 꼼치는 매우 활발하고 쾌적한 심해 행활을 즐기는 것으로 밝혀졌거든요.

(즐긴다는 건 인간 기준의 판단이겠지만요)

 

초심해꼼치

❈ 서식지 북서 태평양 초심해대(수심 6천에서 1만 이상, Hadal)
❈ 신체 특징 평균 50cm의 몸길이
매우 얇고 매끄러운 피부
❈ 주식 작은 갑각류
❈ 기타 보기와 달리 지역 최강 포식자

 

심해 탐사왕

초심해꼼치는 수심 8천미터에 사는 현존하는 가장 깊은 바다 물고기예요.

엄지손톱에 코끼리를 올려놓은 것과 같은 극심한 수압 속에서 살다 보니 이젠 이 압력 없인 살 수 없어요. 그래서 수압이 없는 물 밖으로 끌려 나오면 주르륵 녹아버린 답니다. 코끼리가 밟아줘야 살 만하다는 건 대체 어떤 느낌일까요.

초심해대 물고기는 물고기하면 떠오르는 비늘도 심해어의 상징 같은 거대한 이빨도 없어요. 극한의 초심해대 환경을 이겨 내는데 필요 없는 건 모두 버렸거든요.

초심해꼼치의 골격은 찍어 누르는 힘에 부러지지 않도록 무척 연하고 두개골의 일부가 열려 있기도 하며 옅은 분홍빛을 띠는 피부는 극도로 얇은 만두피 같아요. 피부가 어찌나 얇고 약한지 조금만 스쳐도 찢어지고 말지요

과학자들은 초심해꼼치도 다른 심해어들처럼 거의 움직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예상과 달리 초심해꼼치들은 먹는 것도 진심이고 무척 활달하게 헤엄을 치기도 했어요.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도 힘든 수압 속에서 어떻게 저런 활동이 가능한지 지금도 연구가 한창이라고 해요.  

 

심해의 선녀 자키루스

자키루스는 비교적 얕은 층(수심100미터에서 850미터 사이)에 사는 분홍꼼치의 친척이에요.

몸길이 20cm 정도 되는 자키루스는 길고 넓은 가슴지느러미로 먹이를 찾는데 마치 선녀의 옷자락 같아서 무척 아름다워요. 초심해꼼치와 마찬가지로 살짝 스치기만 해도 상처 입고 찢어지는 부드럽고 얇은 젤라틴질의 피부 또한 신비한 매력을 더해준답니다.

 

예쁘고 잘 찢어지는(..) 자키루스

자키루스의 피부를 인간의 손으로 만지면 체온과 기름 때문에 접촉 부위가 검게 변색된다고 해요.

물 밖에 나오자마자 녹아버리는 초심해꼼치만큼은 아니지만 무척 섬세하게 다뤄야 하지요.

 

 

 

 

 

 

초심해꼼치는 마치 우주의 저 끝에 도달해 행성을 개척하고 살아남는데 성공한 탐험가 같기도 해요. 

극한의 환경에 필요한 모든 변화를 거쳐 살아남은 초심해꼼치를 볼 때면 살아남기에 매진하기엔 굴레가 많은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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