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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주민들

바티노무스 (Giant Isopod)

바티노무스는 바다 깊은 곳에 사는 거대 등각류예요. 거대한 공벌레라고 생각해도 좋아요.

무사 갑주를 닮은 근엄한 얼굴 탓인지 일본에서 특히 인기가 좋은 심해 생물로 그 중에서도 기간테우스종이 유명해요.

자이언트 이소포드(거대 등각류)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해산물에도 등록되어 있는 심해 유명인사랍니다.

 

바티노무스

❈ 서식지 심해층 (수심 2000m 이상)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
❈ 신체 특징 40cm에서 약 80cm에 달하는 거대한 몸체
시원하게 뚫린 근엄한 눈 
멋쟁이 수염 같은 긴 더듬이
❈ 주식 동물 사체
❈ 기타 단식의 왕

 

일단 크고 볼게요

바다는 아래로 갈수록 어두워져요. 수심 200m 아래로만 내려가도 잔존하는 빛이 1%밖에 되지 않고 1000m 밑으로 내려가면 그마저도 사라져 아주 캄캄해진답니다. 그래서 심해에는 눈이 큰 생물이 많아요. 바티노무스도 마찬가지고요. 

바티노무스는 동그랗고 큰 눈을 가진 다른 심해 생물과는 달리 사각 선글라스 같은 독특한 모양의 눈을 가지고 있는데 그윽해 보이기도 하고 근엄해 보이기도 하는 이 눈에 반하는 사람이 많다고 해요. 

 

관광버스 선글라스 같은 눈이 근엄해

바티노무스는 먹이 탐지기 역할을 하는 더듬이도 크고 알도 커요.

1.3센티나 되는 절지동물 최고의 크기를 자랑하는 이 알들은 다리 사이에 있는 육아 주머니에 잘 담겨 있다가 새끼로 부화한 후에야 바다로 나오는데, 태어날 때부터 다 자란 모습을 하고 있어요. 바티노무스 미니어처 같아서 귀엽답니다.

 

마음만 먹으면 단식 5년

바티노무스는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어서 심해를 깨끗하게 만드는 청소부예요. 

어둡고 차가운 해저를 기어다니면서 얕은 바다와 중간층에 있는 맛있는 게나 벌레 조각이 떨어지길 인내심 있게 기다리지요. 대형 어류나 고래의 시체가 떨어지는 날이면 잔치가 벌어진답니다.

평소 배가 터지도록 먹는 대식가 바티노무스는 마음만 먹으면 5년간 밥을 먹지 않고도 살아남을 수 있어요.

먹이가 적은 심해에 사는 생물들에게 소식은 기본 소양이지만 5년에 걸친 단식은 기적에 가깝지요. 바티노무스가 이렇게 오래 단식할 수 있는 건 절전모드가 가능한 심해 생물이자 신진대사가 느린 절지동물이기 때문이라고 해요.

 

매력 수집가

바티노무스는 대부분의 시간을 바닥에서 조용히 보내지만 꼬리 끝에 있는 지느러미 모양의 부채 다리를 이용해 배영을 즐기기도 해요. 이 부채 다리는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았을 때 빠르게 헤엄쳐 도망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답니다.

바다의 공벌레라는 별칭답게 어설프게나마 몸을 구부려서 방어할 때도 있지만 큰 효과는 없대요.

근엄하고 점잖은 얼굴에 그렇지 못한 식성, 허당미 낭낭한 방어법과 심해의 삶을 즐기는 느긋함까지 심해의 인기인답게 매력이 많아요.

 

 

먹을 것을 좋아하는 대식가지만 굶을 때는 확실하게 굶는 바티노무스.

결단이 필요한 순간에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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