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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주민들

비너스의 꽃바구니 (유리해면)

공룡은 명함도 들이밀지 못할 정도로 오래된 지구의 고참 주민
약 4억 년 전: 육지에 동물이 살기 시작하다.
약 2억 4천만 년 전: 공룡이 등장하다.
✦ 6억 년 전: 유리해면 진화 완료 ✦
비너스의 꽃바구니라는 낭만적인 이름으로 불리는 해로동혈은 500여 종에 달하는 유리해면에 속하는 해면동물입니다.
보다 보면 깊은 바다의 새하얀 유리해면 꽃밭을 거니는 여신 비너스의 신비한 모습이 연상돼요. 

 

응 우리 가문 나이 6억 살

해로동혈

❈ 서식지 대양 중간층
❈ 신체 특징 어두운 바다에 눈부시게 피어난 하얀 꽃 같은 생김새
10에서 80cm 크기의 이산화규소로 이루어진 강하고 탄성 좋은 유리질 몸
❈ 주식 플랑크톤
박테리아
❈ 기타 일부 아시아 지역에서 부부의 화목을 바라며 선물하는 장식품의 주인공

 

바닷속 신혼 하숙집

해로동혈은 해로새우의 백년해로를 책임지는 바닷속 신혼 하숙집이에요.

안에 들어가 있기만 하면 안전한 집을 제공받는 것은 물론이요, 밥까지 나오니 그야말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인 셈이죠.

어릴 때 손을 잡고 해로동혈의 골격 틈으로 들어간 해로새우는 해로동혈 안에 자리를 잡은 후에야 암수 성별을 나눠 갖고 부부로 살아가요.

또한 해로새우는 새끼를 낳으면 다른 해면에 살림을 차리도록 자신들의 신혼집에서 내보내 1해면 1부부 체제를 유지하는데요.

오롯이 부부만 늙어 죽을 때까지 함께 하는 보금자리여서인지 특히 일본에서 화목한 부부 사이를 기원하는 선물로 인기가 많다고 해요.

 

과학자도 좋아하는 유리해면

유리해면은 과학자들도 좋아해요.

유리해면의 뼈대는 보드라워 보이는 외형과 달리 유리창 제조에 사용되는 아주 작은 이산화규소로 이루어져 엄청난 힘과 탄성을 갖고 있는데 이를 이용한 통신 기술이나 물질 개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답니다.

 

 

6억 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저 해저에서 솟아나 흔들리고 있었을 유리해면을 생각하면 성실함이나 끈기 이상의 받아들임이 느껴져요. 

운동선수들은 고된 훈련을 할 때 그냥 한다고들 하죠. 유리해면도 비슷한 마음 아닐까요.

바닷물을 걸러내 플랑크톤과 박테리아를 찾아 자신도 먹고 새우 부부도 먹여 살리는 유리해면의 일상을 떠올리면 마음속 조바심도 걸러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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