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구의 주민들

용궁의 사자 대왕 산갈치(Giant Oarfish)

산과 바다에 내려온 하늘의 별, 용궁의 사자, 청어의 신, 큰 바다뱀, 리바이어던, 인어...
목격되기만 해도 화제로 떠오르는 심해의 인기 주민 산갈치의 별명들이에요. 동물의 숲에서 낚시를 했다면 반가운 이름일 거예요.
오늘은 황제의 허리띠라는 멋진 학명을 가진 산갈치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대왕 산갈치

❈ 서식지 중간층
(수심 200m에서 1000m 사이)
❈ 신체 특징 얇게 짜부라진 기다란 몸체 
❈ 주식 플랑크톤 / 갑각류
작은 물고기와 오징어
❈ 기타 세상에서 가장 긴 뼈를 가진 물고기

 

멋드러진 커튼 외투

산갈치는 눈과 눈 사이부터 꼬리 끝까지 몸보다 큰 등지느러미로 뒤덮여 있어요.
평균 3m 정도의 몸을 가졌으니까 작은 산갈치라 해도 지느러미가 서장훈보다 훨씬 큰 거예요. 무척 웅장하겠지요.

은색으로 빛나는 몸에 일렬로 줄지어 물결치는 등지느러미는 산갈치를 매우 우아하고 아름답게 꾸며 주는데 마치 봄바람에 살랑이는 커튼 같기도 하답니다.

헤엄칠 때는 물론이고 일자로 선 채 가만히 떠있을 때도 끝없이 너울거려서 무척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해 주는 등지느러미의 앞부분은 갈기처럼 가늘고 길게 뻗어 나와 머리카락처럼 보이기도 해요.
일본에는 오래전에 산갈치를 모델 삼아 그린 듯한 인어 그림이 여러 장 남아 있어요. 모두 하얀 피부에 붉은 머리카락으로 그려져서 사람들은 산갈치가 모델일 거라고 생각했대요.

✤ 산갈치 등지느러미 영상 보기

 

몸 아래에는 좌우 하나씩 가느다랗고 길게 늘어진 배지느러미가 있는데 끝이 넙적해서 배를 젓는 노처럼 보여요. 
산갈치의 영문명인 Oarfish의 Oar가 노라는 뜻이랍니다. 

 

심해의 전설왕

산갈치는 많은 전설을 가지고 있어요.

북유럽 바다에서는 산갈치가 목격되면 청어 떼가 나타나서 청어의 신이라 부르고 일본에서는 용궁의 사자라고 하지요.

그 외에도 함선을 집어삼키는 큰 바다뱀이나 리바이어던(*)이라는 소문도 있지만 이건 엉터리예요. 산갈치는 덩치만 크지 이빨도 없고 피부도 무척 약한 무해 주민이니까요. 

일본에선 지진과 해일의 전조로도 알려져 있는데 과학적 근거가 없는 미신이랍니다. 

*리바이어던: 구약성경과 에녹서에 나오는 거대한 뱀의 형상을 한 바다 괴물 레비아탄

 

세상에서 가장 긴 뼈를 가진 물고기

산갈치는 키가 무척 커요. 기록된 최대 길이는 8m이고 미확인 표본으로는 최대 11m까지 확인되었대요. 

 

세로로 서 있는 산갈치

깊은 바다에 긴 몸을 세로로 세운 채 가만히 떠다니는 산갈치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