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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주민들

박테리아 대모 열수구조개(Calyptogena magnifica)

열수구조개는 심해 열수구 부근에 사는 쌍각류(껍데기가 2개)의 일종으로 홍합이나 굴의 친척이에요.

열수구란 바다 깊은 곳에 새로운 땅이 만들어질 때 생기는 구멍이에요.
지구 내부의 아주 뜨거운 맨틀이 바다 밑바닥 위로 솟아오르며 생기는 화산 분출구라서 주변 바닷물이 아주 뜨거워요.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는 곳인 만큼 열수구에 서식하는 주민들은 무척 특이하고 독특하게 살아간답니다.

 

열수구조개

❈ 서식지 갈라파고스 열수구
(태평양 열수구에서도 발견된다고 함)
❈ 신체 특징 약 25cm에 달하는 붉은 몸통
껍데기가 2개인 쌍각류
❈ 주식 박테리아 정식
❈ 기타 박테리아를 키워서 쉐프로 쓴다.
조개껍데기 층을 세면 나이를 알 수 있다.
(나무의 나이테와 같음)

 

말년 공동체

열수구조개는 어릴 땐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살다가 다 크면 열수구 주변 해저에 뿌리를 내려요. 해저의 틈새에 발을 단단히 끼워 넣고 몸을 꼿꼿이 세운 채 친구들과 다닥다닥 붙어 말년 공동체를 형성하지요.

 

해저에 모여 선 열수구조개들

열수구조개의 말년 공동체 전략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에요. 심해 열수구는 열기가 다 빠져나가면 무덤으로 변하거든요. 살고 있는 서식지가 무덤이 되기 전에 활성화된 열수구에 도착하기 위해 어릴 때 활발하게 이동하는 거랍니다.

 

개성파 조개

열수구조개는 일반 조개들과 달리 소화 기관도 거의 없고 몸도 붉어요.

몸이 붉은 건 열수구 주변에 사는 주민들의 공통 특징이기도 해요. 박테리아를 셰프로 고용해서 식사를 하는 열수구 주변의 많은 주민들은 몸을 박테리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한 혈액으로 가득 채우거든요. 

인간이 혈액을 통해 세포들에게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듯이 열수구조개도 아가미에서 숙식제공으로 키우는 박테리아들을 먹이기 위해 물속에 먹이관을 내밀어 찾은 화학 물질을 혈액으로 운반한답니다.

 

박테리아의 은혜 갚기

열수구조개의 아가미에 모여 사는 박테리아들은 열수구조개의 식사를 만들기도 하고 열수구조개를 지키기도 해요.

포식자들이 가까이 오거나 열수구조개를 잡아먹으려고 하면 엄청 구린 냄새가 나는 가스를 내뿜어서 진저리를 치고 돌아서게 만들지요. 똥가스를 이겨내고 열수구조개를 물어도 이미 조갯살의 맛까지 변질시킨 후라 먹을 수 없어요.
모로 가도 생존만 하면 된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지지요.

 

 

 

 

심해의 깊은 바닥은 무척 어둡고 적막할 것 같지만 열수구 근처는 활기가 느껴지는 지역이에요. 

박테리아들을 돌보며 친구들과 복작복작 살아가는 열수구조개의 삶도 무척 즐거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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