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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주민들

심해 해삼 (Deep Sea Cucumber)

해삼은 전 세계 바다에 존재하며 대부분이 깊은 바다의 바닥을 기어다녀요. 

심해 생명체의 90% 이상이 해삼일 정도이고 종류도 무려 천 종이 넘지요. 아무튼 무척 다양하고 많답니다. 해삼은 초심해대는 물론이고 1만 미터가 넘는 곳에서 발견된 적도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바다의 산삼이라고 불릴 정도로 비싸고 몸에 좋은 먹거리로 유명해요.

전에 소개한 바다돼지도 깊은 심해에 사는 해삼이에요. 

 

바다돼지 (Sea Pig)

사람은 잠시도 견딜 수 없는 바다 저 깊은 곳을 유유히 걸어 다니며 진흙을 퍼먹는 주민이 있어요. 바로 심연에 사는 해삼들이지요. 바다돼지는 이 심해 해삼 중 하나로 우무문어와 함께 많은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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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 해삼

❈ 서식지 전 세계 바다
❈ 신체 특징 특정할 수 없음
일반적으로 길고 두꺼운 가시오이처럼 생겼다.
❈ 주식 해저 퇴적물
❈ 기타 관족(*)이 있음
*관족이란 이동, 식사, 호흡 등에 사용하는 체액으로 채워진 관으로 튜브다리라고도 한다.
(영어로 tube foot)

 

신께서 가라사대, 바다의 수호자를 만들라

해삼은 신이 바다의 수호자를 의뢰해서 만들어진 주민 같아요.

모든 곳에 퍼져서 먹는 김에 바다를 청소하고 다른 주민을 해치지도 않으며 환경에 이로운 똥만 싸니 그야말로 바다에 꼭 필요한 존재잖아요. 그래서 신이 해삼에게 재생 능력을 주셨나 봐요. 

해삼은 내장을 뽑아도 죽지 않고 말라죽었다가도 물만 부으면 다시 살아나지요(해삼은 더운 걸 싫어해서 수온이 올라가면 여름잠을 자요).

반으로 가르면 플라나리아처럼 둘이 되고요. 환영분신술 아니에요. 실제로 두 마리가 된답니다.

불로불사를 열렬히 꿈꾼 진시황이 해삼의 재생 능력을 알았다면 해삼의 씨를 말리려 했을지도 몰라요. 

 

내 운명 내 사랑 엉덩이

해삼은 똥꼬로 많은 걸 해요. 일단 똥꼬로 숨을 쉬죠. 인간의 상식으론 이해하기 힘들지만 해삼은 폐가 엉덩이 밖으로 나와있거든요.

일부 엉덩이 공간이 넓은 해삼들은 굳이 자신의 엉덩이를 집으로 삼으려 드는 물고기들 때문에 골치가 아파요. 누가 내 엉덩이에 살겠다며 들이댄다고 생각해 보세요. 정말 끔찍하겠지요.

하지만 해삼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 기꺼이 물고기의 똥꼬 출입을 허락해요. 해삼의 똥꼬로 들어간 물고기는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고 해삼은 물고기가 가져온 산소를 얻거든요. 

아무리 이익이 커도 인간은 엉덩이를 숨숨집으로 내주지 않겠지만요.

 

해삼의 항문은 해삼을 지키는 소총부대이기도 해요. 

해삼이 위기를 감지하면 항문이 토해낸 소면같이 가늘고 끈적끈적한 실이 거미줄처럼 상대를 칭칭 감는데 실이 잘 끊어지지 않고 아주 길게 늘어나기까지 해서 벗어나기가 무척 어렵답니다.

 

최대한 예쁜 이미지를 골랐어요

최후의 공격은 항문으로 내장 쏘기라는 너 죽고 나 죽자 공격인데 해삼은 내장이 재생되기 때문에 내장 쏘기로 인한 피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아요. 해삼에게 이런 식으로 한 번 당하면 성가시고 더러워서라도 다신 안 건드린대요.  

 

해삼 셀럽들

이름 좀 날리는 심해 해삼으로는 바다돼지나 다람쥐해삼, 펠라고투리아 나타트릭스 등이 있어요.

그 밖에 머리 없는 치킨몬스터나 핑크 시스루 판타지아도 유명한데 치킨몬스터는 천 종이 넘는 해삼 중 약 30종 밖에 안 되는 빛나는 해삼이에요. 외형도 굉장히 큰형님 같은 포스를 풍겨서 듬직한 주민이랍니다. 

 

✤ 치킨몬스터가 순둥이에서 큰형님으로 진화하는 순간 보기

사람에 따라 징그러울 수 있어요. 조심하세요.

 

다람쥐해삼은 엉덩이 부근에 다람쥐 꼬리를 닮은 부속 기관이 달려 있어요. 다람쥐를 사랑하는 사람이 큰 기대를 갖고 찾아보면 무척 실망할 수 있으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찾아봐요.

펠라고투리아 나타트릭스는 풍성한 시스루 치마를 뒤집어쓴 것 같은 특이한 외모를 가진 주민인데 이 치마를 나풀나풀 휘날리며 떠다니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워요. 제가 가장 예쁜 해삼으로 꼽는 해삼이랍니다.

 

유리치마를 입은 것 같은 나타트릭스

해파리를 닮은 이 아름다운 해삼의 유영은 첫 발견으로부터 126년이 지난 후에야 관측되었는데 무척 신비해요.

✤ 펠라고투리아 나타트릭스 유영 영상 보기

 

 

 

신이 보낸 바다의 수호자 해삼. 모든 것엔 다 이유가 있다는 걸 아주 잘 보여주는 대표 주민이에요.
인간도 지구에게 해삼의 반만큼이라도 했으면 좋겠어요.